HSI "유전자 편집 원숭이 복제, 퇴행하는 행보…개탄스럽다"
HSI "유전자 편집 원숭이 복제, 퇴행하는 행보…개탄스럽다"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2.0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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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가 편집되어 태어난 원숭이들.  중 연구원에 대한 강한 공포와 불안감을 보이는 수컷 원숭이.(사진 HSI 제공)
유전자가 편집되어 태어난 원숭이들.  중 연구원에 대한 강한 공포와 불안감을 보이는 수컷 원숭이.(사진 HSI 제공)

 


최근 중국에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수면장애를 가진 복제 원숭이를 탄생시킨 것과 관련,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이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는 지난달 24일 ‘BMAL1’ 유전자를 제거해 주기성리듬장애를 갖고 태어난 복제 원숭이 5마리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은 △수면장애 △우울증 △알츠하이머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을 갖기 쉬워 질병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HSI는 7일 논평을 통해 "유전자 편집 원숭이 복제 성공을 축하할 것이 아닌 과학, 사람, 동물 모두에 대한 퇴행하는 행보이며 이에 대한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HSI는 이어 "주기성 리듬 장애는 굉장히 복잡한 질병으로 나이, 업무 환경 등 사회적인 요소에 따라 개개인마다 굉장히 특유한 증상을 보인다"며 "신약개발에 있어 동물실험은 성공했어도 그 중 90%가 사람에 적용하면 실패하는 문제점을 볼 때 이 원숭이 복제를 통한 실험의 경우도 동물모델이 성공사례를 가져올 확률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최근 바이오메디컬 연구분야는 변화하고 있다. 동물실험 결과를 사람에 적용했을 때 나타나는 높은 실패율을 극복하고자 실제 사람의 증상을 모사하고 이를 연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의 경우 사람의 세포 또는 조직을 이용해 질병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시험법이 더 생산적이고, 비용과 시간 등에서 효율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번 중국 원숭이 복제에 사용 된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크리스퍼(CRISPR/Cas9) 기술은 사람의 세포에 적용돼 임상관찰 단계에 이용됐으며, 작년에는 피부암의 한 종류인 흑색종과 적혈구 질환으로 알려진 지중해성빈혈(b-thalassaemia)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에도 쓰였다. 

이렇게 섬세한 유전자 편집 기술과 함께 새로 개발되는 세포 배양 방법 등을 이용할 경우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생리학 분야에서는 인간의 질병 원인과 진행과정을 이해하는 연구를 위해서 사람의 장기를 재현한 ‘장기칩’이 중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장기칩 기술을 이용해 신약 개발 단계에서 혈관이 막히는 증상에 대한 메카니즘을 규명하고, 이것이 발암독성과 잠재적으로 연관이 있음을 발견한 사례도 있다. 이는 동물실험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던 것이다.

HSI는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하여 만들어낸 동물들이 과연 사람을 위한 과학발전에 기여하는 점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사람의 질병이 일어나는 현상과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동물이 아닌, 실제 사람 신체를 이해할 수 있는 시험 방법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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