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들 때문에 해양생물과 바다가 고통받아요"
"쓰레기들 때문에 해양생물과 바다가 고통받아요"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3.06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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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초등학생들, 코카콜라·하이트진로·동서식품·제주개발공사에 편지
핫핑크돌핀스와 함께 ‘제주바다친구들’ 모임 만들어 환경보전에 앞장
지난 5일 코카콜라, 하이트진로, 동서식품, 제주개발공사 등 4곳에 편지를 보낸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 초등학생들.(사진 핫핑크돌핀 제공)

 

고사리 손으로 직접 적은 초등학생들의 손편지가 작은 울림을 낳고 있다.

6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에 따르면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 초등학생들이 코카콜라, 하이트진로, 동서식품, 제주개발공사 등 4곳에 지난 5일 편지를 보냈다.

이들은 핫핑크돌핀스와 함께 ‘제주바다친구들’이란 모임을 만들어 지난 1~2월 제주 지역을 돌려 해양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고, 이를 알리는 활동을 벌였다.

아이들은 고래류를 비롯해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동물에 대해 배운 뒤 직접 바다로 나가 해양쓰레기 실태를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 해안가 곳곳에 버려진 플라스틱 음료 병과 뚜껑, 비닐, 담배꽁초, 폐그물, 스티로폼, 플라스틱 조각 등 넘쳐나는 쓰레기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제주바다친구들' 아이들은 제주 해안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며 의문을 가졌다. '인간들이 만들어 사용하고 버린 쓰레기가 왜 이렇게 많을까?' '우리들이 살아갈 바다는 이대로 괜찮을까?'.

그리고 공부를 통해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들이 분해되는데 짧게는 수십 년에서 길게는 수백 년이 걸리기도 하고, 유리병처럼 아예 분해가 되지 않는 쓰레기도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주바다친구들' 아이들이 제주 해안가 돌며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지난 5일 발송된 택배.(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아이들은 스스로 회의를 거쳐 무분별하게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를 만든 제조사에 수거한 쓰레기를 돌려보내기로 했다. 

분류를 통해 가장 많이 발견된 코카콜라, 삼다수, 참이슬, 맥심커피믹스 등의 제조사 4곳을 선정했고, 수거한 쓰레기와 함께 자신들이 쓴 편지를 함께 넣어 택배로 발송했다.

학생들은 직접 쓴 편지에서 기업들에 △쓰레기 정화활동 참여 △자연분해성분으로 제품 용기 재질 변경 △제품에 쓰레기 문제 관련 안내문 표시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황현진 핫핑크돌핀스 대표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 해안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아이들이 꽤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한 가운데 미래세대들이 직접 변화를 위한 목소리를 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각 회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학생들이 보낸 편지 글.

◇코카콜라에 보내는 편지

안녕하세요. 저희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신도2리에 사는 초등학생들입니다.
저희가 쓰레기를 얼마전 바다에 주우러 갔었는데, 플라스틱 병과 뚜껑, 캔 등을 주웠는데 그 쓰레기가 코카콜라 병과 뚜껑, 캔이었습니다.

그 쓰레기들 때문에 해양생물과 바다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병을 생분해 가능한 재료로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품에 소비자들이 더 잘 볼 수 있게 쓰레기가 해양생물들에게 주는 피해에 대해서 표시해주세요.

 

◇참이슬에 보내는 편지

안녕하세요. 저희는 제주도에서 사는 초등학생입니다. 저희는 방학동안 바다에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했는데요, 쓰레기를 줍는 동안 참이슬 쓰레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 쓰레기 때문에 해양생물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참이슬 용기는 플라스틱이라 분해되도 완전히 분해가 안되 바다를 떠다닙니다. 그 플라스틱을 물고기 먹고 그 물고기를 사람이 먹습니다. 생태계도 파괴되며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끼칩니다.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 자연분해가 가능한 재료로 용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자연분해 가능한 재료로 용기를 만드는걸 실천하길 바랍니다.

 

◇삼다수에 보내는 편지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도에 사는 초등학생입니다. 방학 동안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주었는데 삼다수 플라스틱 병과 비닐라벨이 아주 많이 버려져 있었습니다. 쓰레기 때문에 남방큰돌고래와 바다새들이 먹이인줄 알고 먹고 죽을 수도 있으니 삼다수 회사에서 바다에 있는 쓰레기를 모두 주워주세요. 그리고 물병은 옥수수전분 같은 재료로 만들어서 잘 분해되게 해주세요.

 

◇맥심 커피믹스에 보내는 편지

안녕하세요. 저희는 제주도에 사는 초등학생입니다. 방학동안 마을 앞 바다에서 쓰레기 줍는 활동을 하였는데, 노란색 맥심 믹스커피 비닐봉지를 많이 주웠습니다.

제주 남방큰돌고래들과 거북이 먹이인줄 알고 먹고 죽을 수도 있으니, 동서식품 회사에서 바닷가에 버려진 커피봉지를 다 주워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먹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도록 제품에 경고문을 크게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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