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위한행동, '실험동물 복지 향상' 프로젝트 전개
동물을위한행동, '실험동물 복지 향상' 프로젝트 전개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3.12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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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영장류 실험 가이드라인 소개…개·돼지·마우스 등 종별 가이드도 마련
영장류 실험 국내에선 2015년 3132마리…실험 동원 10마리 중 9마리 고통
붉은털원숭이.(사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붉은털원숭이.(사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동물보호단체 동물을위한행동(대표 박정희)이 실험동물 복지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를 전개한다고 12일 밝혔다.

동물을위한행동은 프로젝트 일환으로 이날 '영국 영장류 사용 가이드라인과 최신동향'을 번역·배포했다.

지난해 11월 6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영장류자원지원센터 준공식 당일 생후 38개월된 붉은털원숭이 1마리가 탈출한 일이 발생했다. 달아난 붉은털원숭이는 몸 길이 70cm 정도의 암컷으로 신약의 효능을 평가하는 실험용 원숭이었다.

영장류자원지원센터 안 사육장에는 전류가 흐르는 7m 높이 담이 설치돼 있었지만 붉은털원숭이는 이 담을 넘어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건을 계기로 실험동물 복지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이들 동물의 복지기준조차 없는 국내 현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동물을위한행동은 동물복지 선진국인 영국의 영장류 복지 가이드라인 전문을 번역해 소개했다. 이 가이드는 정부와 영장류 보유 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영장류 복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영국은 실험용으로 쓰이는 동물 중 개와 고양이, 영장류는 특별히 취급해야 할 동물로 규정하며,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실험절차에 있어서는 각 실험마다 영장류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야 하며 '3R원칙'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기술해야 한다.

또 적절한 사육환경과 행동 풍부화를 통해서 동물의 건강과 심리적 안정, 사회화, 운동, 종에 적합한 행동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 등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사육환경, 사회적 관계, 환경 풍부화, 포획·핸들링·훈련 등 각 항목마다 아주 구체적인 기준까지 제시한다.

이밖에 동물들을 관리하는 직원들의 훈련방법까지도 가이드라인에 포함돼 있다.

동물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기관 내 설치돼 있는 기관동물실험윤리위원회(IACUC)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IACUC는 특히 동물실험을 통해 동물이 받게 될 다양한 종류의 스트레스와 고통을 A부터 E까지 5단계로 나눈 후 평가한다. E등급으로 평가될수록 동물이 받게 될 고통은 가중된다.

국내에서도 동물실험은 꾸준히 진행돼왔고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공식적으로 2012년부터 매년 사용된 동물수와 평가된 고통등급 등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실험 및 실험동물 사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7년도 국내에서는 351개 기관에서 308만2259마리의 실험동물을 사용했다. 기관 1곳당 8781마리를 동물실험한 셈이다. 전체 사용 동물은 2016년 287만8907마리보다 7.1% 증가했다.

실험에 동원된 10마리 중 9마리는 고통을 느꼈고, 3마리는 고통 등급이 가장 심한 'E등급' 실험에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종별 실험동물 수는 마우스, 래트 등 설치류가 283만3667마리(91.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어류 10만2345마리(3.3%), 조류 7만2184마리(2.3%), 토끼 3만6200마리(1.2%), 기타 포유류 3만2852마리(1.1%)순이었다.

영장류의 경우 2012년 2350마리에 이어 2015년과 2017년에는 각각 3132마리와 2403마리가  IACUC의 심의를 받고 대부분 D등급 이상의 심각한 고통이 느껴지는 동물실험에 동원됐다.

박정희 동물을위한행동 대표는 "이처럼 실험용으로 쓰이는 동물이 증가 추세이고 대부분이 마취, 진통제를 사용해야 하는 D등급과 마취 진통제를 사용할 수 없는 E등급에 집중되어 있지만, 한국은 아직 종별 복지 가이드라인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동물을위한행동은 영장류를 필두로 종별 사육 실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물을위한행동은 영장류 복지 가이드라인 마련을 시작으로 향후 개와 돼지, 마우스 등 실험용으로 쓰이는 동물의 복지향상과 동물실험의 3R 원칙(Reduction: 감소, Refinement: 개선, Replacement: 대체)의 실현을 위한 프로젝트를 전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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