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보호청 "2035년 동물실험 퇴출" 선언
미국 환경보호청 "2035년 동물실험 퇴출" 선언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9.11 13:4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PETA "동물·인간·환경 보호하는 조치… 찬사 보낸다"
실험견 비글.(사진 HSI 제공)
실험견 비글.(사진 HSI 제공)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오는 2035년부터 원칙적으로 동물실험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11일 외신 등에 따르면 EPA는 10일(현지시간) 앤드루 휠러 청장이 화학물질의 안전도를 검사하기 위한 동물실험 요청과 예산지원을 2025년까지 30% 줄이고, 2035년부터는 사안별로 청장의 승인을 받아야만 동물실험 요청이나 예산지원을 할 수 있게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EPA는 컴퓨터 모델링을 이용한 실험이나 시험관 실험 등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존스홉킨스대학과 밴더빌트 의료센터 등 5개 기관에 425만달러(50억6000만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휠러 청장은 지난 6월 한 매체에 유출된 내부 메모에서 "동물실험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면서 "과학적 진전으로 동물을 이용하지 않고도 화학물질의 안전도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적은 비용으로 검사할 수 있는 만큼 동물실험에 투입되는 EPA 재원을 새로운 접근법으로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EPA는 매년 제출되는 화학물질 독성 연구에 이용되는 동물이 2만~10만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PA 자체 실험실에만 토끼와 쥐, 기니피그, 개 등 2만마리가 환경오염물질의 안전 검사에 이용된다.

이번 조치로 EPA는 앞으로 자체 실험은 물론 기업들에 대해서도 동물실험을 요구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서 동물실험은 EPA 외에 식품의약국(FDA)과 농무부, 교통부 등도 산하 기관에서 진행 중이라 이번 EPA 조치가 다른 정부기관으로 확대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동물보호단체들은 EPA의 결정을 크게 반기고 있다.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우하는 사람들(PETA)'은 성명을 통해 "EPA 결정은 야만적이고 과학적으로 흠이 있는 동물실험 대신 현대적인 비동물실험으로 전환함으로써 동물은 말할 것도 없고 인간과 환경도 보호하는 조치로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동물실험을 예산 낭비로 비난해온 동물보호단체 '화이트 코트 웨이스트 프로젝트(White Coat Waste Project)'의 저스틴 굿맨 부총재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납세자와 동물, 환경의 결정적 승리"라면서 "미국 연방 역사상 가장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동물실험 퇴출 계획으로 다른 정부 기관에도 황금률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동물실험에 동원되는 동물들의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13년 197만마리에서 2014년 241만마리, 2015년 251만마리, 2016년 288만마리, 2017년 308만마리, 2018년 372만마리 등으로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정윤 2019-09-11 15:14:53
2035년 ... 하 ...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