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유흥 목적의 '화천 산천어축제' 즉각 중단하라"
"오락·유흥 목적의 '화천 산천어축제' 즉각 중단하라"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01.10 0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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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단체들 참여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 기자회견 갖고 주장
단체들 "화천 산천어 축제의 진짜 이름은 '화천 산천어 학대 축제'
동물권단체와 환경단체, 정치권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는 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화천 산천어축제의 일부 프로그램의 즉각 중단과 동물친화 및 생태축제로의 전면 개편을 촉구했다
동물권단체와 환경단체, 정치권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는 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화천 산천어축제의 일부 프로그램의 즉각 중단과 동물친화 및 생태축제로의 전면 개편을 촉구했다

대한민국 지역 축제의 모범으로 자리잡은 '화천 산천어축제'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동물권단체와 환경단체, 정치권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는 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화천 산천어축제의 일부 프로그램의 즉각 중단과 동물친화 및 생태축제로의 전면 개편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락·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산천어축제는 명백한 동물학대"라며 현행법에 저촉되는 행위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특히 축제 현장에서 진행되는 '산천어 맨손잡기' 프로그램은 동물을 폭력적으로 다루다가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는 지난해 축제 현장에서 “동물학대와 하천파괴를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데 이어, 올해는 축제 주최측을 동물학대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화천 산천어 축제의 진짜 이름은 '화천 산천어 학대 축제'로, 2km가 넘는 얼음 벌판에 수천개의 구멍이 뚫고, 매년 축제 전까지 수일간 굶은 약 80만 마리의 산천어들은 도망가지 못하도록 쳐놓은 테두리 속에 갇혔다가 잡혀 죽는다"면서 "오로지 유흥과 오락을 위해 수십만의 생명이 단 몇 주 안에 죽어나가는 해괴한 이벤트는 축제라고 불리고 있지만 사실상 집단 폭력과 살상의 현장에 다름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산천어축제는 특히 가족단위 참가자가 많아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약자에 대한 폭력과 학대를 체득하게 된다"면서 "맨손잡기 등의 비교육적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생명을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다루는 법, 고통을 느끼는 존재를 입에 물고 자랑스럽게 기념사진 찍는 법으로, 그렇게 아이들은 타자의 고통에 무감각한 어른으로 성장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대 수의과대학 천명선 교수팀이 2017년에 발표한 '전국 86개 동물축제 동원 동물 이용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화천 산천어축제는 동물복지 수준에서 최하위권의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는 화천 산천어축제의 운영방식 등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들은 "화천지역에서 살지도 않는 산천어를 외부에서 공수해 '지역축제'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지역 생태계, 특히 하천을 파괴하면서 조성한 거대 어항에 동물을 억지로 가두고 취미 삼아 잡아 죽이는 행위가 과연 의식 있는 행동이냐"면서 "산천어의 대량 양식을 위해서 치어를 생사료(양식용 사료로 사용하는 수산물)로 사용하는 것은 국내 어획량이 백만 톤 이하로 붕괴한 시점에서 반생태적이고 지속 불가능한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는 이처럼 문제가 많은 행사를 화천군이 나서 세금으로 운영하고 무비판적으로 확대시키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 관계자는 "우리는 지역 축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축제 현장을 답사한 결과, 눈썰매나 얼음 스포츠 등 다양한 활동이 벌어지는 비폭력적인 행사에서 훨씬 더 긍정적인 반응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 화천군에 △맨손잡기 프로그램의 즉시 중단 △동물친화·생태축제로의 전면 개편 △화천천 생태계 복원 계획 수립 등을 촉구했다.

또한 정부에는 △축제에 이용되는 동물의 학대 방지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준수하도록 관리·점검 △축제가 지역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전문적인 사전·사후 평가 의무화 등을 요구했다.

전채은 동물을위한행동 대표는 “산천어 얼음낚시는 3마리로 숫자가 제한돼 있다"며 "그럼 3마리까지 잡는 동안 처음 잡은 두 마리는 얼음 위에서 아가미를 뻐끔거리면서 질식사한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이어 "산천어 맨손잡기를 어떻게 하냐면 산천어 500~700마리를 풀장에 쫙 풀고 그 안에 사람들이 들어가서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는데 잘 안 잡히니까 산천어 아가미에다가 손을 쑤셔넣어서 피가 터진다. (산천어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굉장한 고통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에는 녹색당 동물권준비워원회, 동물구조119,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을대변하는목소리 행강, 동물을위한행동, 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변호사들, 동물해방물결, 동물자유연대, 생명다양성재단, 시셰퍼드코리아, 정의당 동물복지위원회 등 11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동물권단체와 환경단체, 정치권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는 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화천 산천어축제의 일부 프로그램의 즉각 중단과 동물친화 및 생태축제로의 전면 개편을 촉구했다
동물권단체와 환경단체, 정치권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는 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화천 산천어축제의 일부 프로그램의 즉각 중단과 동물친화 및 생태축제로의 전면 개편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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