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동물해부실습 금지…"학교는 예외" 논란
미성년자 동물해부실습 금지…"학교는 예외" 논란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04.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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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조항 단서 근거로 초중고교 해부실습 광범위한 허용
정부, 시행규칙 개정안 결정할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진행
카라 "금지법 의미 훼손…트라우마 호소하는 학생들 많아"
카라는 세계 실험동물의 날이기도 한 이날 심사가 열리는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해당 예외 조항 수정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사진 카라 제공)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는 세계 실험동물의 날인 24일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미성년자의 동물 해부실습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의 예외 조항 수정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사진 카라 제공)

#직장인 A씨는 중학교때 생선 해부를 하면서 마취가 잘 되지 않아 고통에 펄떡이는 생선을 보며 반 전체가 죄책감과 공포에 떨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A씨는 동물해부실험이 동물학대일 뿐더러 아이들에게도 트라우마를 안겨주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B씨는 중학교때 붕어와 개구리로 해부실습을 했던 생물수업의 정신적 충격으로 지금까지도 개구리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심한 트라우마가 남았다. 선생님은 교육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생명존중에 대한 교육도 했지만 일부 학생들은 장난으로 동물을 난도질을 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한 C씨는 교수의 지시로 학생들의 해부 수업을 진행한 경험을 떠올리며 해부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얻는 건 생명에 대한 경시뿐이라고 말한다.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가 미성년자 동물해부실험금지법 통과 촉구를 위해 진행한 서명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이 털어놓은 미성년자 해부실습 경험과 트라우마적(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심리적 외상적) 기억 사례들이다.

그동안 미성년자의 동물 해부실습이 동물보호법에 명시된 동물실험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았다. 동물보호법 제23조는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의 윤리적 취급과 과학적 사용에 관한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자’가 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또한 초·중·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접하는 것은 자아 형성 시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그 자체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미성년자의 동물 해부실습은 자극적인 체험에 불과하고 불필요하다는 사회적 담론과 성숙한 시민의식에 힘입어 2018년 금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돼 지난 3월 2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개정된 동물보호법 제24조의2(미성년자 동물 해부실습의 금지) 조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체험·교육·시험·연구 등의 목적으로 동물 해부실습을 하게 해서는 안 되며 동물의 사체 또한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하지만 예외조항이 있다. 금지 조항은 학교 또는 동물실험시행기관 등 부령으로 위임된 경우는 제외한다고 단서를 달고 있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서는 동물 해부실습을 제한하는 것이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미성년자 동물 해부실습의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동물권단체들은 개정된 동물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최초 입법 예고된 시행규칙이 초·중·고교 해부실습 등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설치 및 심의를 전제로 허용할 수 있는 해부실습의 최대치를 허용하며 이미 금지법의 의미를 훼손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교육부가 이조차 ‘과도하다’며 반대의견을 내고 있어 관련 법은 시행규칙 없이 시행에 들어갔다. 

이러한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와 교육부가 24일 해당 예외조항과 관련한 시행규칙 개정안을 결정할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진행했다.
 
카라는 세계 실험동물의 날이기도 한 이날 심사가 열리는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해당 예외 조항 수정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간현임 카라 교육아카이브팀장은 "선택권조차 없이 이뤄지는 동물 해부실습에 의해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정교한 모형 교구 등 생체해부 없이도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이미 존재하고 보다 중요한 것은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공존에 대한 감수성을 함양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책무가 막중한 교육부가 생명윤리는 뒷전인 채 오히려 미성년자 해부실습 논란의 중심에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실험동물은 실험동물 최소화 및 대체시험 확대의 세계적 추세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연간 실험동물의 수는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설치된 기관 기준으로 2016년 287만마리, 2017년 308만마리, 2018년 372만마리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초중고교 등 미성년자 해부실습 사례는 빠져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는 세계 실험동물의 날인 24일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미성년자의 동물 해부실습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의 예외 조항 수정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사진 카라 제공)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는 세계 실험동물의 날인 24일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미성년자의 동물 해부실습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의 예외 조항 수정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사진 카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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