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범' 내려올까…한국범 보전·복원 방안 모색
한반도에 '범' 내려올까…한국범 보전·복원 방안 모색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2.02.0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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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범보전기금과 민주당 의원들, 국회토론회 개최
"서식지 외 보전도 필요하고 근친번식은 막아야"

2022년 임인년 ‘범의 해’를 맞아 한반도 범 보전과 복원 가능성 및 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린다.

한국범보전기금(대표 이항 서울대 교수)은 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국회토론회 ‘한반도에 ‘범’ 내려온다!’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김경협, 박홍근, 전용기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범보전기금이 주관하며,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후원한다.

범은 표범 및 호랑이 두 종류의 동물을 함께 일컫는 순우리말이다. 범은 한민족의 역사, 문화, 예술, 언어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한국 문화의 정수이자 한민족의 혼을 대표하는 동물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범을 보전하고 복원하는 일은 국가가 최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이며 윤리적 의무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범 보전과 복원을 위해 국내·외에서 어떻게 노력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공식적 논의의 장은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한국범보전기금에 따르면 과거 한반도는 ‘표범의 왕국’이라 불릴 만큼 호랑이보다 표범의 수가 훨씬 더 많았으나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의 ‘해수구제사업'으로 절멸의 길로 들어섰고 1970년 국내 최후의 표범이 포획되면서 결국 한반도에서 사라졌다. 

해수구제사업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사람과 재산에 위해를 끼치는 해수(害獸)를 구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한반도 내 야생동물에 대한 체계적인 보전 정책 없이 야생동물들의 퇴치와 포획을 주도 및 장려한 것을 말한다. 시베리아호랑이, 아무르표범 등과 같은 한반도 내 대형 포식 동물 멸종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후 국내에서 호랑이라는 단어가 범을 대체해 주로 통용되면서 표범은 점차 한국사회에서 잊혀졌다.

한국범보전기금은 잊혀진 동물 표범에 관한 국내 상황을 개선시키고자 국민들에게 한국범, 특히 한국표범의 한반도 절멸사와 현황에 대해 알리고 그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개최한다.

한국표범은 비록 한반도에서는 사라졌지만 러시아 및 중국 당국, 국제적 멸종위기동물 보전단체의 필사적 노력에 힘입어 러시아 ‘표범의 땅(Land of the Leopard)’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약 100여 마리가 아직 생존해 있다. 

동북아환경협력계획(NEASPEC)은 2007년 미래 동북아시아 생물다양성 회복 추진에 있어 표범 복원의 의미와 효과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동북아시아 생태계를 상징하는 대표 종의 하나로 한국표범을 선정한 바 있다.

이항 한국범보전기금 대표는 "야생에서 범이 사라져가고 있는데 그 범을 보전하거나 복원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은 매우 소극적이다"며 "만약 야생에서 복원이 안 되면 하다못해 사육상태에서 서식지 외 보전이라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서식지 외 보전에서도 범들의 혈통을 확인해야 하고 근친번식은 막아야 한다"며 "근친번식은 기형, 열성 유전자 발현, 질병 등 문제가 즉각적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한국범보전기금은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호랑이와 한국표범 보전을 위해 모인 시민단체이며 보전 및 연구기관이다. 

러시아·중국·북한 접경 지역의 야생 한국범 보호와 보전, 한국범 문화의 복원, 국가 상징 동물로서 범 활용, 한국범과 한민족 관계의 역사와 미래 연구 등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두만강 하류 지역에 살고 있는 한국호랑이와 한국표범이 북한 백두산 지역에 돌아갈 수 있는 '범 생태 통로'를 만드는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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