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포경위원회 재정 위기에 내몰려, 안전 위협받는 세계 고래류
국제포경위원회 재정 위기에 내몰려, 안전 위협받는 세계 고래류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2.10.0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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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 해체는 고래 보전 프로그램 모두 무산될 수도" 
HSI, 세계 각국의 상업적 포경 동참에 우려 나타내 
알래스카 케나이 피오르드 국립공원에서 포착된 혹등고래. (사진 HSI 제공) 
알래스카 케나이 피오르드 국립공원에서 포착된 혹등고래. (사진 HSI 제공) 

전 세계 고래류 보호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심각한 재정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은 10월 13일 슬로베니아에서 개최되는 국제포경위원회(IWC)의 제68차 회의를 앞두고 IWC의 존속이 재정 위기로 인해 위기에 몰려있다고 전했다. 

1946년 국제포경조약에 따라 설치된 위원회인 IWC가 이처럼 심각한 재정 비상 위기에 내몰린 이유는 2019년 IWC의 주요 재정 후원자이자 상업적 포경을 허용해온 국가인 일본의 위원회 탈퇴를 비롯해 코로나19 팬데믹, 글로벌 경제위기 등에 기인한다.
 
이로 인해 IWC가 진행해온 글로벌 상업적 포경 중지에 대한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재정 위기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IWC 차원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사무국 건물 매매를 비롯해 운영비 절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전 세계적으로 고래류 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유일한 국제기구인 IWC의 재정위기는 결국 고래류 절반 가량이 '심각한 멸종위기' 또는 '멸종위기', '취약' 종으로 분류된 상황에서 향후 고래종 보호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레베카 레그너리 HSI 야생동물 선임국장은 "고래류는 포경, 혼획, 화학물질 및 플라스틱 해양 유출, 소음공해, 선박 잔해, 서식지 감소, 기후위기 등과 같이 인간이 야기하는 수많은 위험요소에 노출되어 있다"며 "IWC가 지금 해체된다면 글로벌 포경 중지 서약, 남극해 고래 생추어리 마련을 비롯해 그동안 쌓아온 고래 보전 연구활동 프로그램들도 모두 무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고래류 보호활동에 있어서 뼈대 와도 같은 IWC의 위기는 고래류가 바다에서 더욱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IWC가 회비를 내지 않는 국가에도 투표권을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어 위원회의 핵심 업무와 글로벌 포경 중지 활동 방향이 향후 포경을 찬성하는 국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러한 고려는 글로벌 팬데믹으로 큰 피해를 입은 관광산업에 국가 재정을 의지하고 있는 여러 나라들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감비아, 기니, 캄보디아, 앤티가바부다 등과 같은 나라에게는 일본과 함께 상업적 포경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IWC와 글로벌 상업적포경금지조치는 수십만 마리의 고래류의 생명을 구하고 멸종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국제포경조약은 1946년 미국 워싱턴에서 채택되어 1948년 발효됐다. 이후 1982년 고래 포획 쿼터량을 제로(0)로 정한 전면적 상업적포경금지조치를 채택했다. 

일본은 이러한 전면적 상업적 포경 금지를 폐지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일본은 공식적으로는 IWC를 탈퇴했지만 상업적 포경을 지지하는 다른 회원국을 통해서 영향력을 계속 발휘하고 있다. 

서보라미 한국HSI 정책국장은 "10월에 열리는 IWC 회의에서 더 많은 포경 찬성 국가가 투표권을 갖게 되면 이는 세계 고래 보호 활동의 종식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며 "IWC 회원 국가인 한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들은 고래류 보호를 위한 IWC의 활동이 계속될 수 있도록 지지해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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