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죽음을 웃음거리로 만든 '배민'은 각성하라"
"닭의 죽음을 웃음거리로 만든 '배민'은 각성하라"
  • 조소영 활동가
  • 승인 2018.07.25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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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활동가들 배달의민족 '치믈리에 자격시험' 규탄
배민측, 행사장 기습시위 벌인 활동가들 법적대응 예고
동물권 활동가들이 25일 오후 서울 강동구 방이동 배달의 민족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닭의 고통은 웃음거리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사진 동물권 활동가들 제공)
동물권 활동가들이 25일 오후 서울 강동구 방이동 배달의 민족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닭의 고통은 웃음거리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사진 동물권 활동가들 제공)

“동물의 죽음을 희화화하는 배달의민족 ‘치믈리에’를 규탄한다!”

동물권 활동가들이 2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배달의민족(대표 김봉진·이하 배민)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고통받고 피 흘리는 동물들을 대변하기 위해 ‘우아한 형제들’에 대한 맞대응으로 ‘우아한 피믈리에’를 만들었다"면서 "치믈리에는 반(反)동물권적인 마케팅을 활용한, 생명 경시를 조장하는 행사”라고 비판했다.

또한 "동물이 겪는 고통과 폭력이 한낱 오락거리가 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떠한 희망도 기대할 수 없다. 죽이는 행위보다 더 나쁜 것은 죽음을 즐기는 행위이며, 고통을 주는 행위보다 더 나쁜 것은 고통을 당연시하고 조롱하는 행위이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웃음으로 정당화하는 식의 마케팅은 지양해야 함을 사회에 알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라고 외쳤다.

앞서 배민은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치킨 맛 감별사’시험인 ‘치믈리에 자격시험'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12명의 비건 동물권 활동가들이 행사장내에 진입해 기습으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배민측은 23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시위를 벌인 동물권 활동가들에 대해서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배민은 음식 배달앱 기업으로 ‘1인 1닭’,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닭 잡아먹고 법카 내민다’ 등 언어유희를 통한 마케팅을 펼쳐왔다. ‘치믈리에’ 역시 배민이 만들어 낸 신조어로, 와인 맛을 감별하는 소믈리에처럼 국내에서 판매되는 치킨의 종류와 맛을 구별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동물권 활동가들은 “닭은 음식 이전에 생명이다. 치믈리에 행사는 음식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먹어치울 수 있다는 것으로 생명을 희화화하고 하찮은 존재로 여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현장 기습시위 후 대부분의 언론에서 동물권 활동가들이 무조건 ‘닭을 먹지말자'라고 주장한 것처럼 보도했다. 핵심은 이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닭을 먹는 것을 막을 수 없지만 닭의 고통을 숨기고 희화화하는 배민의 마케팅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동물권 활동가들은 이날 치믈리에를 패러디한 ‘피믈리에’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직접 피를 묻힌 닭으로 분장해 퍼포먼스를 펼친 A씨는 "모든 육식을 반대하는 것이 아닌, 치믈리에 행사처럼 불필요한 살생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배민측이 활동가들에 대한 고발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각오한 사안”이라며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질 것이다. 하지만 동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생명을 살리자는 취지로 진행된 기습시위였기 때문에 이번 일이 한국의 동물권 역사에 좋은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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