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개 도살 금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 밝혀라"
"정부는 개 도살 금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 밝혀라"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8.08.1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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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해방물결, '국민청원' 청와대 답변 미흡 지적  
일부 동물보호활동가, 4일째 농성 이어가며 단식
지난 7월 1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복날추모행동' 행사 모습. 동물해방물결은 이날 '개 도살 금지를 촉구하는 세계인의 요구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사진 동물해방물결 제공)
지난 7월 1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복날추모행동' 행사 모습. 동물해방물결은 이날 '개 도살 금지를 촉구하는 세계인의 요구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사진 동물해방물결 제공)

 

청와대가 10일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는 축산법 개정에 대해 찬성하고, 개 식용에 대해서는 '단계적 개선' 입장을 밝히자 동물보호단체들이 정부에 보다 명확한 의지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공동대표 이지연·윤나리)은 이날 논평을 통해 "그동안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들며 방관했던 역대 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는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의지와 실질작 계획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개 식용의 '단계적 해결'을 선언했지만 구체적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동물해방물결은 "청와대는 개, 고양이 임의 도살 금지를 외쳤던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표창원 외 10인) 관련 청원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으며, 이는 해당 청원에 서명한 20만명의 국민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는 관련 종사자의 생계 대책도 고려하는 단계적 제도 개선을 말했으나, 그 방법과 시기에 대한 실질적 제시 없이는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선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던 '개, 고양이 도살금지를 위한 국민연대'(이하 국민연대) 활동가들 역시 이날 청와대의 답변이 미흡하다며 계속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개, 고양이 도살금지를 위한 국민연대' 활동가들은 10일 저녁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인근에서 제4차 촛불문화제를 개최하고 "개, 고양이 도살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사진 동물구조119 제공)
'개, 고양이 도살금지를 위한 국민연대' 활동가들은 10일 저녁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인근에서 제4차 촛불문화제를 개최하고 "개, 고양이 도살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사진 동물구조119 제공)

이날 저녁 제4차 촛불문화제를 개최한 활동가들은 4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며 "개, 고양이 도살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정부의 방기와 정책 실패로 벌어지는 갈등을 해결할 주체는 정부이며, 역할을 사회 전반이나 국회로 떠넘기는 것을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정부가 말하는 '단계적 제도 개선'이 정확히 어떠한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지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 의지가 진심이라면, 이른 시일 안으로 정식 협의체를 구성하여 개 사육뿐 아니라 유통, 소비까지 구체적 실태 파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동물해방물결은 지난 7월 17일 초복 복날추모행동에서 청와대에 전달한 '개 도살 금지를 촉구하는 세계인의 요구 서한'에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광화문 광장에서 희생된 개들의 죽음을 정부에 바로 보이고, 개 도살 금지를 뜨겁게 외쳤던 모두의 행동과 목소리를 잊지 말고, 책임있게 답변해야 하길 바란다. 한국 개 식용 갈등으로 더이상의 인간과 비인간 동물이 고통받지 않을 때까지 감시와 조력을 끈을 놓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최재관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은 청와대 SNS 방송인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동물보호와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동물을 가축으로만 정의한 기존 제도가 시대에 맞지 않는 측면도 있다"면서 "지금의 가축법은 정부가 식용견 사육을 인정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축산법 관련 규정 정비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법으로 개 식용을 금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종사자들의 생계대책도 살펴봐야 한다. 사회적 논의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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