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공장'·'펫숍' 사라지는 영국…대한민국은?
'강아지 공장'·'펫숍' 사라지는 영국…대한민국은?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8.08.22 15: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3자 통한 강아지·고양이 거래 금지…환경장관 "파렴치한 거래 끝내야"
공산품을 찍어내듯 개를 생산하는 일명 '강아지 공장'.(자료사진)
공산품을 찍어내듯 개를 생산하는 일명 '강아지 공장'.(자료사진)

 

영국에서 일명 '강아지 공장(퍼피밀)'과 '펫숍'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가 강아지와 고양이 농장의 운영에 대해 법으로 금지하기로 한 것이다.  

'강아지 공장'에서는 공산품을 찍어내듯 개를 생산한다. 때문에 어미 개와 새끼 강아지들은 생명이 아닌 '기계'와 '상품'으로 취급 받는다. 

2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은 이날 "열악한 환경에 동물을 방치하고 수차례의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게 하는 파렴치한 거래를 끝내겠다"며 영국 내에서 제3자를 통한 강아지·고양이 거래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펫숍'처럼 상업 목적으로 제3자가 주도하는 동물 거래는 금지되고 새로운 라이센스 체제가 도입된다. 6개월 이하의 동물을 입양하려는 사람은 사육자(브리더) 또는 입양 센터와 직접 거래해야만 한다.

국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강아지 공장' 문제는 영국에서도 몇년 전부터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품종을 비싼 값에 팔기 위해 업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수백마리의 동물을 비윤리적인 행태로 사육했다.

이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해 12월 동물권단체 연합이 주도한 '루시의 법' 캠페인을 계기로 새끼를 낳기 위한 목적으로만 이용되는 '배터리 독(battery dogs)'에 대해 철저한 단속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루시의 법' 캠페인은 강아지 공장에서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로 구조된 킹 찰스 스패니얼 종의 개 '루시'의 이름에서 따왔다. 루시는 1년에도 수차례 임신과 출산을 반복했고, 그렇게 태어난 새끼들은 1개월만에 어미 곁을 떠났다. 

고브 장관은 "동물의 복지를 완전히 무시하는 사람들은 더이상 이 비참한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영국은 동물복지 선진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동물복지단체인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가 지난 1824년에 설립됐으며, 현재 영국 전역에는 2000여개의 동물보호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동물 학대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처벌해 최대 5년까지 징역에 처할 만큼 동물권을 보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 사정은 영국과 반대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반려동물산업을 성장시킨다는 명목으로 반려동물 경매업을 신설하고 온라인 판매를 허용했다. 

이로 인해 매년 수많은 강아지들이 '강아지 공장'에서 태어나 펫숍을 통해 판매되면서도 한 쪽에서는 한 해에 10만 마리에 가까운 동물들이 버려져 그 중 절반이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는 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동물보호단체들에 따르면 국내에는 전국적으로 1000~3000여 개의 강아지 공장이 존재한다. 정부가 생산업 신고를 하도록 했지만 여전히 불법 강아지 공장은 존재하며, 대부분 영세해 도시 외곽지역에 미등록 가건물 내에서 운영되고 있어 정확한 숫자 파악조차 어렵다.

흔히 펫숍에서 판매되는 작고 예쁜 순종 개들은 대부분 이런 '강아지공장' 출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