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좀처럼 도사견을 실제로 만날 기회가 없다. 국내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도사견들이 인적이 드문 개농장의 뜬장 안에서 길러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도사견은 ‘크고 무섭고 사나워 가정에서 키우기 어려운 개’라는 꼬리표를 달고 산다. 이는 실제로 본 적 없는 사람들이 막연한 상상으로 내린 정의다.

이러한 선입견을 없애고자 국제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이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몰에서 ‘아이 러브 도사견(I Love Tosas)’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날 캠페인 현장에는 경기 남양주의 한 개농장에서 구조된 새끼 도사견 형제 '갤럭시' '스톰'도 나왔다. 태어난 지 4개월이 갓 지난 어린 도사견들은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렸다. 담요에 코를 박고 킁킁대며 숨겨진 사료를 찾아내기도 하고 캠페인 부스를 찾은 시민들과 기념촬영도 했다.

김나라 HSI 캠페인 매니저는 “한국 개농장에서 구조된 도사견을 가족으로 맞이한 해외 입양자들은 하나같이 도사견에 대해 ‘인내심이 강하고 온순한 개’라고 칭찬한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사랑 받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이어 “도사견들도 ‘다른 개와 똑같은 개’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개농장에서 구조된 새끼 도사견들을 데리고 왔다. 오늘 실제로 도사견을 만난 시민들이 도사견을 ‘사랑스러운 개’라고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HSI는 2015년부터 그동안 국내에서 총 12곳의 식용 개농장을 폐쇄하고 1400마리 개들을 구조해 미국, 캐나다, 영국 등으로 입양 보냈다. 또한 지난 4일부터 경기도 남양주 덕소에 위치한 개농장 폐쇄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편, 경주 서라벌대학교 내 사회적 기업 한스케어스쿨 협동조합의 대표인 한국일 교수 역시 도사견을 "리트리버 못지 않게 사람에게 친화적인 개"라고 소개했다.

한스케어스쿨이 국내의 여러 동물보호단체가 개농장에서 구조한 도사견들에게 해외입양을 가기 전까지 필요한 사회화 교육과 위탁처를 제공하면서 한 교수는 그간 40마리가 넘는 도사견들을 훈련시켜왔다.

한 교수는 “도사견이 다른 소형견들보다 크기가 크니까 사람들이 막연하게 무섭고 사나울 거라는 편견을 가지는 것 같다”며 “하지만 실제로 도사견들은 위협적이지 않을뿐더러 교육을 시켜보면 사람을 잘 따르는 성품을 가졌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산책을 하지 못하고 뜬장에 갇혀있던 도사견이라도 짧은 시간 안에 행동교정이 이루어져 금방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익힌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한 "만약 도사견들이 공격적이었다면 다루기 힘들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개농장에서 대량사육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온순한 성격을 사람들이 이용해 ‘식용’으로 만든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