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I "동물 이용한 이종 장기이식, 사람 생명 구하는 해결책 아냐"
HSI "동물 이용한 이종 장기이식, 사람 생명 구하는 해결책 아냐"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3.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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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문제·신종 감염질환 발생 위험 등 경고
지속가능한 기술 연구 지원 확대가 더 중요
최근 과학계에서 돼지 또는 원숭이를 이용한 이종장기이식에 대한 연구 활성화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이 20일 논평을 통해 이에 대한 한계와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자료사진 HSI 제공)
최근 과학계에서 돼지 또는 원숭이를 이용한 이종장기이식에 대한 연구 활성화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이 20일 논평을 통해 이에 대한 한계와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자료사진 HSI 제공)

 

최근 일본에서 동물의 몸을 이용해 사람의 장기를 배양하는 연구가 허용되자 국내에서도 이종 장기이식 연구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자칫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의 생명을 착취하고, 사람의 건강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는 20일 논평을 통해 이종간 장기이식 연구의 한계와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앞서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달 초 성장한 동물의 수정란 배아에 인간의 세포를 주입한 '동물성 집합 배아'의 취급에 대해 폭넓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금지돼 왔던 동물성 집합 배아를 동물에 이식하거나 이 배아를 이용한 출산이 가능해지면서 동물의 체내에서 사람의 장기를 배양하는 연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HSI는 동물의 몸에서 사람의 장기를 배양하는 연구에 대해 "동물의 몸을 ‘장기 인큐베이터’로 사용할 때 보통 사람에게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물들은 유전자가 조작되고, 특수한 환경에서 사육된다"며 "이는 동물 복지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와 유전자 조작에 따르는 엄청난 윤리적, 경제적 비용이 수반된다"고 지적했다. 

HSI는 또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했을 때 심각한 감염질환 발병의 추가적 위험과 신종 감염질환의 발생으로 인해 환자 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데 가장 우려되는 것은 신종 감염질환이다. 실제로 신종 감염질환의 75%는 인수감염에서 유래한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이종간 장기이식이 새로운 감염병을 만들어 내기 위한 최고의 실험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임상시험을 등록하는 온라인 페이지(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사람의 세포를 이용한 이식을 이용하는 임상시험은 20여건에 이른다. 반면, 동물의 장기를 이용해 등록 된 임상시험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사람의 세포를 이용한 재생치료 시장이 동물을 이용한 이식 연구보다 실제 임상단계 적용에 있어 앞선 상태임을 말해준다.

이종 장기이식 연구는 비용 등의 문제도 있다. 미국의 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IOM)에 따르면 기존 예산인 34억원에서 이종간 장기이식으로 임상시험을 할 경우 소요 예산은 약 7배 많은 22조억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 

HSI는 "'동물을 이용한 장기이식이 이식용 장기 부족의 대안'이라는 말은 실제로 동물의 장기가 ‘인간화’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 노력, 희생되는 막대한 동물의 수를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HSI는 또 "현재 바이오 메디컬 연구분야의 새로운 기술 개발 속도를 고려했을 때 동물을 이용한 이종 장기이식 연구를 진행할 이유가 없으며, 동물을 이용한 이종간 장기이식연구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보라미 HSI 정책국장은 "국내에서도 자주 거론되고 있는 크리스퍼(CRISPR-Cas9) 기술 같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한 동물실험과 이종 장기이식 연구의 중요성 논쟁을 늘려 나가기 보다는 먼 미래를 봤을 때 이식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장기 기증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지속가능한 기술을 이용한 연구에 지원 확대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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