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칠성시장 가득 메운 외침... “불법 개도살 반대”
대구 칠성시장 가득 메운 외침... “불법 개도살 반대”
  • 조소영 활동가
  • 승인 2018.07.21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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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취급점 업주들, 동물보호 활동가들과 마찰 빚기도
대구동물보호연대 활동가들이 칠성시장 내 불법 개도살을 반대하며 행진하고 있다.
대구동물보호연대 활동가들이 대구 칠성시장 내 불법 개도살 반대 및 개고양이 도살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대구동물보호연대(대표 오위숙) 활동가들이 21일 대구 칠성시장 내 무분별한 개도살 금지와 개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30명이 넘는 활동가들은 이날 오후 ‘개시장을 철폐하라’, ‘개식용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칠성시장에 집결했다. 이들은 약 1시간 동안 시장을 돌며 개고기 취급 업소들을 감시했으며 업소들의 동물보호법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

개고기 취급 업소가 밀집한 골목에 들어서자 역한 냄새가 먼저 코를 찔렀다. 철창 안에 갇힌 개들은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더워하며 혀를 길게 내밀고 있었다. 하지만 개들이 들어가 있는 철장은 가림막에 막혀 바람조차 통하지 않았다.

왜 더운 날씨에 가림막으로 바람을 막냐는 한 활동가의 항의에 업주는 “어차피 곧 죽을 운명인데 덥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는 답변이 돌아왔다.

업주들은 계속해서 활동가들과 말싸움을 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일부 업주는 개들의 사진을 찍는 활동가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시비를 거는 등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한 도로를 점유하고 있는 불법간판에 대해 지적하자 “왜 개고기 업소만 지적하느냐, 칠성시장 내 모든 불법 간판을 처리해라. 개고기를 취급하는 업소에만 까다롭게 굴지 말라”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집회가 이루어지는 동안 불법 개도살은 없었지만 집회 시작 1시간 전, 한 보신탕집 앞은 갓 도살한 듯 피를 가득 머금은 개고기로 가득했다. 더운 날씨임에도 개고기를 냉장보관 하지 않고 깔개 위에 널어 놓고 팔고 있었다.

집회 시작 시간인 오후 2시가 다가오자 보신탕집 업주는 부랴부랴 개고기를 가게 안으로 들여놓았다. 활동가들과의 마찰을 우려한 듯 했다.

칠성시장은 대구 북구 칠성동에 자리한 40여 년 역사의 재래시장으로 경북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칠성시장 내 개고기를 취급하는 업소는 2018년 7월 기준으로 20곳 가량이며 이 중 1993년부터 영업을 해온 곳은 4곳이다.

성남 모란시장, 부산 구포시장의 뒤를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인 칠성시장은 개식용 문제를 두고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박채정(구미시 오태동, 19세)씨는 “이번이 두 번째 칠성시장 집회 참여다. 첫 번째 참여 때는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있는 개들을 보니 눈물이 났지만 오늘은 울지 않으려 마음을 굳게 먹고 왔다. 칠성시장 내 상인들이 개들은 우리가 보호해야 하는 생명임을 인지하고 이들을 돈벌이 대상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철창 안에 갇힌 개의 모습.
철창 안에 갇힌 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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