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하는' 호랑이는 즐겁게 'No Fur'를 외친다
'채식하는' 호랑이는 즐겁게 'No Fur'를 외친다
  • 조소영 활동가
  • 승인 2018.08.31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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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브랜드 ‘비건타이거’ 양윤아 대표, ‘동물학대 없는 패션’ 강연 열어
패션브랜드 ‘비건타이거’ 양윤아 대표가 '동물학대 없는 패션'을 주제로 30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문화공간 숨도에서 강연을 펼치고 있다.
패션브랜드 ‘비건타이거’ 양윤아 대표가 '동물학대 없는 패션'을 주제로 30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문화공간 숨도에서 강연을 펼치고 있다.

“인간이 가진 잘못된 욕망 때문에 너구리는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집니다.”

패션브랜드 ‘비건타이거’ 양윤아 대표가 30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문화공간 숨도에서 ‘둘 아닌 강연’ 강연자로 나섰다.

이날 강연에서는 ‘동물학대 없는 패션’을 주제로 비건타이거가 지난 3년간 걸어온 길과 동물성 소재를 대체하는 다양한 비건 소재들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늦은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4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해 ‘비건패션’에 높은 관심과 호응을 보였다.

양 대표는 동물보호와는 거리가 먼 평범한 의류 디자이너이자 고기를 좋아하는 ‘육식주의자’였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고양이 ‘앙꼬’를 키우게 되면서 생명을 바라보는 시각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의류회사에서 나와 동물권단체 케어에서 동물학대 및 고발 담당자로 일을 하다가 단순히 ‘모피반대’ 메시지를 던지는 것을 넘어 대안패션을 직접 만들고자 2015년 11월 비건타이거를 론칭했다.

강연에서는 패션산업 전반에서 흔히 사용되는 라쿤털, 소가죽 대신 ‘코르크’(Cork·비대생장을 하는 식물의 줄기나 뿌리의 주변부에 만들어지는 보호조직), ‘머쉬룸 레더’(Mushroom Leather·버섯에서 추출한 식물성소재 가죽), ‘피나텍스’(Pinatex·파인애플로 만든 섬유), ‘켈프’(Kelp·해조류로 만든 섬유) 등 다양한 비건소재들이 소개됐다.

픽사베이 자료사진
메리노는 많은 양모를 얻기 위해 몸 곳곳에 주름이 많도록 개량되어 피부병과 구더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픽사베이)

양 대표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물성 소재인지 모르고 사용하는 소재로 ‘울(Wool·양모)’을 꼽으며 ‘메리노(Merino)’가 겪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했다.

메리노는 양모를 얻기 위해 기르는 양의 품종으로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개량되어 사육되기 시작했다. 많은 양모를 얻기 위해 몸 곳곳에 주름이 많도록 개량되어 피부병과 구더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양 대표는 양털 깎는 과정이 결코 윤리적이지 않음을 지적하며 이 과정에서 양들에게 가해지는 물리적 폭력에 주목할 것을 호소했다. 양 대표는 "빠르게 작업을 해야하는 양모산업 노동자들은 양을 '어르고 달래가며' 털을 깎을 시간이 없다"면서 "주먹으로 양의 얼굴을 때리고 발로 몸통을 밟은 상태로 털을 깎는 것이 일상이며 특히 털이 밀집된 엉덩이 부분은 양의 생살을 도려내고 마취 없이 살을 꿰매기도 하는 등 잔인한 양모산업에 소비자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뿔이나 염소뿔로 만들어진 단추, 스티치로 이용되는 실크 소재 실 등과 같이 동물성 소재인지 모르고 무심코 사용하게 되는 패션 부자재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이밖에 2016년 5월을 시작으로 매년 봄, 가을 양 대표가 직접 기획해 개최하는 비건페스티벌을 통해 비건문화를 널리 전파하고자 하는 딩찬 포부도 밝혔다.

양 대표는 비채식인이나 모피코트를 입는 친구와 일상생활에서 겪는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팁으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믿고 즐겁게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즐거워하는 나를 보며 타인도 자연스럽게 변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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